성탄절인 25일 포근한 날씨 속에 서울 명동과 청계천 등 도심은 외출한 시민으로 붐볐다.

신도들은 이날 오전 성당과 교회를 찾아 미사와 예배를 하는 등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겼고, 시민들은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나들이를 하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명동성당에는 전날 밤부터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고 주변 명동거리에는 쏟아져 나온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 등으로 제대로 걷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명동성당에서 이날 정오미사를 지낸 박미희(34·여)씨는 "성탄절의 경건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상암동 집에서부터 인파를 뚫고 여기까지 와서 미사를 지냈다"며 "저녁에는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 안부 인사를 마저 보낼 계획"고 말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니었지만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대형 트리 등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거나 산타모자와 루돌프 머리띠 등을 착용한 시민도 눈에 띄었다.

대형 트리가 설치된 서울광장에는 스케이트를 즐기는 이들로 가득했다. 입장을 위해 줄을 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과 엉덩방아를 찧는 아픔에도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아내와 함께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광장을 찾은 김모(38)씨는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나왔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며 즐기는 모습에 흐뭇하다"고 말했다.
 

영화관과 쇼핑몰 등 실내 시설에도 이용객이 몰렸다. 서울 용산과 왕십리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에는 오후 시간대 영화 대부분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현장에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프로농구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은 팬들로 가득 찼고, 산타 복장을 한 치어리더들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잠실 롯데월드에는 화려한 퍼레이드와 선물 증정 등 각종 이벤트가 벌어졌다. 오후 5시 현재까지 평소 주말 관람객 2만5천여명을 훌쩍 뛰어넘은 3만9천여명이 방문했다.

성탄절을 맞아 나눔을 실천하는 온정의 손길도 이어졌다.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은 동대문구 답십리동 밥퍼나눔운동본부 앞마당에서 노숙인과 무의탁노인들에게 방한용 점퍼와 도시락 선물을 나눠줬다. 행사에는 한양대 학생과 교직원 등 150여명이 함께했다.

외출을 나온 시민이 몰리면서 도심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오후 5시 현재 종로와 명동, 강남, 여의도 일대 등지에는 시속 20㎞ 미만으로 차량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