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주무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 관리 감독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오유경 식약처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최근 마약범죄의 특징을 묻자 "청소년층에 많고, 재발이 많아지며 텔레그램 같은 온라인 쇼핑이 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의원들은 온라인에서 마약 판매가 쉽게 이뤄지고 있다며 식약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다크웹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거래 건수가 2019년 82건에서 2021년에는 832건으로 늘었지만, 이들 사이트에 대한 식약처의 접속 차단 등 조치가 큰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금까지 해외 플랫폼과 불법 거래 근절을 위해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검색어 필터링도 한 번도 요청하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수사 의뢰가 이뤄지기 어려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의원들은 실제 마약류 접근이 얼마나 쉬운지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인터넷을 통해 불법 판매자에게 접근해 마약 구매를 하기 직전까지 이어진 채팅을 공개했다.

이어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폐기 규정이 있지만, 실제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암 환자로부터 받은 향정신성의약품 봉지 수십 개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대한약사회와 의약품 폐기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며 "더 많이 수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은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성매매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에 마약류 내용과 여고생 프로필을 올리자 수 시간 만에 연락이 오더라고 소개했다.

최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일종인 식욕억제제 처방 기준이 있음에도 잘 지켜지지 않고 심지어 한 사람이 10년 치 처방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며 식약처가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실시간이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씩 자료를 제출하는 데 심평원은 처방하면 급여 지급이 실시간으로 나온다"며 심평원 시스템에 통합해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오 처장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를 연계하도록 8월부터 심평원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의사가 마약류 의약품을 자신에게 처방하는 '셀프 처방'과 관련해 오 처장은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의사 주민등록번호와 면허번호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연계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교사, 항공기 조종사 등 32개 직업군은 마약 복용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야 하지만 체계적 검사 시스템이 없고 가이드라인이 없다며 실효성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차장은 "중독 검사 기법 표준화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보안 검사에서 보안 취약점을 계속해 지적받고 있다며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는데도 재활 지원이 미흡하다는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지적에 대해 오 처장은 "식약처가 재활 지원 컨트롤타워가 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