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서울시와 정부, 경찰 등 관계 당국의 '예측 실패'를 지목했다.

16일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이태원 참사의 원인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유진 시의원 질의에 "사고의 원인을 따져보자면 핼러윈 때 이태원, 홍대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하지 못한 데 있다"며 "서울시, 행정안전부, 경찰, 소방이 반성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측의 실패부터 먼저 이야기해야 시민들의 오해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사고나 재난을 예측할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또한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112와 119 신고를 어떻게 통합해서 관리할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며 "인공지능(AI)이나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도입해 보완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청사 지하 3층에 재난안전상황실을 24시간 상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당일 112 신고 상황은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파악할 수 없었다. 시에서는 그날 오후 10시 15분 119 신고가 처음 들어온 지 13분 뒤인 오후 10시 28분 서울종합방재센터를 통해 사고를 인지했다.

재난안전상황실에는 시내 CCTV 약 2만9천대 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돼 있지만, 용산구 내 CCTV는 해당 시스템에 연결돼 있지 않았다.

오 시장은 "마포구 상암동에 스마트서울CCTV안전센터를 새롭게 만들었고 재작년, 작년, 올해 예산을 투입해 자치구에서 보는 골목길 CCTV를 위기 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던 와중에 있었다"며 "만시지탄(晩時之歎·때 늦은 한탄)이지만 지금이라도 시스템을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서울시와 소방재난본부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시장의 지휘·통제하에 있다"면서 "소방재난본부장은 시장의 지휘·통솔을 받고 사고가 발생하면 시장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다만 "선조치 후보고' 원칙에 따라 구호·구급 활동을 먼저 하고 현장 상황을 전파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서울시 조직이지만 소방청의 지휘를 받고 본부장 인사 권한도 소방청에 있다. 이런 '이중 구조' 때문에 본부와 서울시 간 신속한 보고와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