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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계 빚 여전히 GDP 대비 '세계 1위'기업부채 증가속도 4위…5月 기업대출도 5.6조원↑, 올해 최대폭
사회팀  |  press@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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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년 05월 29일 (월) 12:29:54
수정 : 2023년 05월 29일 (월) 17: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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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가계 빚(부채)은 여전히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기업 부채의 경우 긴축에도 줄어들기는커녕 1년 사이 더 늘었고, 증가 속도도 세계 4위에 오를 만큼 빨라 앞으로 하반기 코로나 금융지원 등이 종료될 경우 부실 대출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 한국만 가계부채가 GDP보다 많아…102.2%

29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콩(95.1%), 태국(85.7%), 영국(81.6%), 미국(73.0%), 말레이시아(66.1%), 일본(65.2%), 중국(63.6%), 유로 지역(55.8%), 싱가포르(48.2%)가 10위 안에 들었다.

특히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웃돌았다.

다만 1년 전인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105.5%에서 102.2%로 3.3%포인트(p) 낮아졌다.

하락 폭은 폴란드(5.8%p·31.0→25.2%), 말레이시아(5.5%p·71.6→66.1%), 싱가포르(4.6%p·52.8→48.2%), 태국(4.3%p·90.0→85.7%), 영국(3.7%p·85.3→81.6%)에 이어 여섯번째로 컸다.

따라서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 긴축이 가계부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동산 등 자산 투자 과열과 코로나 시국의 경영난·생활고가 겹쳐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팽창한 가계 신용(빚)을 약 2년 만에 정상 수준으로 끌어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 기업부채 비율·상승폭 세계 4위…긴축에도 1년 새 3.1%p↑

우리나라 기업 부채의 경우 긴축 기조 속에서도 오히려 더 불었다.

GDP 대비 한국 비(非)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분기 현재 118.4%로 홍콩(269.0%), 중국(163.7%), 싱가포르(126.0%)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은 1년 사이 3.1%p(115.3→118.4%) 뛰었는데, 세계적 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기업 부채 비율이 거꾸로 높아진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10개국에 불과했다.

더구나 한국 기업 부채 비율 상승 폭(3.1%p)은 베트남(8.5%p·103.4→111.9%), 중국(7.8%p·155.9→163.7%), 칠레(5.6%p·96.7→102.3%)에 이어 34개국 가운데 4위였다. 그만큼 기업부채 증가 속도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빠르다는 뜻이다.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44.1%)은 22위, 1년간 정부 부채 비율 등락 폭(-3.2%p·47.3→44.1%)은 18위로 모두 중위권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39.1%)이었고, 부채 증가 속도는 싱가포르(17.4%p·147.7→165.1%), 가나(8.7%p·84.0→92.7%)가 1, 2위를 차지했다.

한은은 2021년 8월 이후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0%에서 3.50%로 무려 3.00%p나 올리며 긴축을 주도했다.

이후 올해 2, 4월에 이어 지난 25일까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도,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절대로 다시 못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등 시장에 '긴축 기조 유지' 의지를 전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동향 등으로 미뤄, 가계와 기업의 빚이 앞으로 뚜렷하게 더 줄어들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국내외 통화 긴축 종료 기대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대출금리도 다소 낮아진 데다, 부동산·주식 등의 자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가계의 신규 대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들도 경기 불황 등에 계속 대출을 끌어 쓰고 있다.

연합뉴스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여신(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25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76조8천547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사이 6천143억원 줄었지만, 월간 감소 폭이 올해 ▲ 1월 3조8천858억원 ▲ 2월 3조1천972억원 ▲ 3월 4조6천845억원 ▲ 4월 3조2천971억원과 비교해 약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감소 폭은 1천20억원에 불과해 올해 초부터 이어진 감소세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감소액(5천141억원)도 4월(1조88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미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52조3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3천억원 늘었다. 4개월 만의 반등이다.

금융당국이 집계한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천억원 불었는데, 2022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나타난 첫 증가 기록이다.

이처럼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이는 가운데, 기업 대출의 증가 속도는 갈수록 더 빨라지고 있다.

5대 은행의 25일 현재 기업 대출 잔액(725조6천767억원)은 4월 말보다 5조5천989억원이나 불었다.

올해 1월 이후 5개월 연속 늘었을 뿐 아니라, 이달 증가 폭이 1∼4월의 3조3천193억∼5조4천31억원보다 크다.

◇ 연체율까지 오름세…한은 "가계신용 비율 100% 넘으면 경기침체 가능성 커져"

약 2년 가까이 이어진 통화 긴축에도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신용이 충분히 줄어들지 않고 심지어 다시 늘어날 경우, 앞으로 금융 안정은 물론 경제 성장 자체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한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은이 최근 1960∼2020년 39개 국가 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가계부채 증가가 GDP 성장률과 경기침체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결과,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3년 누적)이 1%p 오르면 4∼5년 시차를 두고 GDP 성장률(3년 누적)은 0.25∼0.28%p 떨어졌다.

가계신용이 늘어나면 3∼5년 시차를 두고 '경기 침체'(연간 GDP 성장률 마이너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는데, 특히 가계신용 비율이 80%를 넘는 경우에는 경기 침체 발생 확률이 더 높았다.

권도근 한은 통화신용연구팀 차장은 "우리나라와 같이 가계신용 비율이 이미 100%를 초과한 상황에서는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신용 비율이 80%에 근접하도록 가계부채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총재도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가계대출 문제 관련 질문을 받고 "80% 수준까지 낮추는 것은 중장기 과제"라며 "가계대출은 부동산 정책과도 관련이 있어 범정부적으로 가계대출(비율) 어떻게 낮추고 구조개선 어떻게 해야 할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장 부실 대출에 따른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 문제도 금융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 말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04%로 집계됐다. 3월(0.272%)보다 0.032%포인트(p) 올랐을 뿐 아니라, 지난해 같은 달(0.186%)과 비교하면 0.118%p나 높은 수준이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보면 가계(0.270%)와 기업(0.328%) 연체율은 한 달 사이 각 0.032%p, 0.034%p 올랐고 1년 새 각 0.116%p, 0.118%p 상승했다.

5대 은행 전체 평균 연체율은 공식 시계열 통계가 없지만, 은행별 내부 집계에 따르면 현재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은 이미 3∼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준금리가 당분간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대출 특성상 변동금리 비중이 커 작년 하반기 급등한 금리에 따른 직접적 상환 부담은 올해 2분기 이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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