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 경영의 요인으로 꼽힌 출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공공기관 가운데 절반 이상이 5년째 매각 계획을 약속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공기업개혁시민연합(이하 공개련)이 각 기관 공시자료와 정보공개청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공공기관 27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4개 기관이 출자회사 23곳에 대한 매각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당초 정부에서 정한 전체 매각 대상 출자회사 중 21.7%를 차지하는 것으로, 그 규모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의 공시기준 7천200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 2009년 1월 이명박 정부는 '5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서 공공기관 출자회사 111곳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5년이 지나서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출자회사를 완전히 매각하지 않은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컨부두공단, 한국관광공사 등이다.

공개련은 또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 이후에도 신규 출자회사 수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이 91개 회사에 신규 출자했고, 금융위원회 산하 공기업들도 46개 출자회사를 매각했으나 24개사에 다시 새롭게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련 관계자는 "공공기관 자산은 매각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으나 부실하거나 굳이 투자할 이유가 없는 회사 지분을 공공기관이 계속 보유하면서 부실 경영이 이뤄져선 안 된다"며 "현 정권이 공공기관 정상화 사업을 부담없이 추진하려면 전 정권에서 했던 국민과의 약속이 조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