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7조2000억 원으로, 매출은 1년 전 대비 9.5% 줄었고, 영업이익은 24.5% 급락했다고 한다.
 
9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액이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일반기업은 꿈도 꾸지 못할 천문학적인 액수다.

삼성전자의 실적저하를 두고 ‘어닝쇼크’라고 얘기하지만 환율과 재고처리 비용 부담에 따른 단기적 영향이라는 게 재계 일반의 견해다. 무엇보다 하반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이를두고 어닝쇼크라며  ‘솥뚜껑보고 놀란 가슴’이 되는 상황은 극도의 경제력 편중이 빚은 한국경제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한국경제의 진정한 ‘어닝쇼크’는 삼성전자가 9년만에 기록한 마이너스 실적이 아니라 이미 10여년 전부터 매일같이 도산위기로 몰리는 중소기업에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1800만 근로자에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8일 인사청문회에선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는 “경제 상황이 심각하고 매우 어렵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을 공식화했다.

더군다나 올해 1분기 실질임금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11년 4분기(-2.4%) 이후 9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임금 상승률이란 임금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빼서 계산한 것. 실질임금 상승률이 둔화했다는 것은 임금으로 생활하는 이들의 형편이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질임금 증가율은 작년 2분기 3.4%를 나타낸 이후 3분기 2.5%, 4분기 2.1%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 1%대까지 떨어졌다.

또한 얼마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상위 1% 19만명 버는 돈이 하위 40% 768만명 소득과 맞먹고 있다. 
소득 상위 1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90년 1분기 209만7826원에서 올해 1분기 1062만7099원으로 5.1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위 10%의 소득은 24만8027만원에서 89만6393원으로 3.6배 증가했다.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격차는 같은 기간 8.5배에서 11.9배로 벌어졌다.

경제전문가들을 포함해 소위 난다긴다하는 정치가들 모두가 한결같이 중소기업의 성장만이 우리 경제의 난맥을 풀 키워드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계건 경제계건 그저 말뿐이다. 원론수준에서 쏟아지는 발언들은 이제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야 정치권은 모든 산업분야에서 범국가적인 중소기업 강화 마스터플랜을 하루빨리 제시하고 세부적인 실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전 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중소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가능성있는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필요하면 신규분야를 개척하는 법·제도·행정·기술 지원대책과 세부계획이 실행돼야 한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살리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해 치열한 논의가 전개되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되길 주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