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대주주들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결국 대기업 총수들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부자감세'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3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지난 3월 재벌닷컴이 발표한 '2013 회계연도 배당부자 상위 10위 현황'을 바탕으로 '주식 부자'들의 세금부담액을 계산한 결과 현행 과세체계 하에서 지난해 1천78억6천만원의 배당금을 받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우 336억3천만원의 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중인 분리과세 방안으로는 269억7천만원을 부담하게 돼 66억6천만원의 감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는 대주주나 자산가들의 배당소득을 사업소득 등과 합산, 누진세율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원칙을 적용한다.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2천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38%의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은 대주주들이 분리과세를 선택할 경우 향후 3년간 한시적으로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회장에 이어 495억원의 배당금으로 2위를 차지한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현행대로라면 154억3천만원을 부담해야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 123억8천억원을 부담하게돼 30억5천만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3위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7억7천만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4억2천만원, 구본무 LG 회장은 11억8천만원의 세금을 덜 낼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이런 식의 배당금 분리과세 방안은 '이건희·정몽구 특혜법', '재벌회장 맞춤형 감세안'"이라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모든 혜택은 재벌회장들을 비롯한 최상위 고소득층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이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가운데 수 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재벌회장들에게 또다시 수십억원 이상의 감세혜택을 주려는 것은 국민 상식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현미경' 법안 심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