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20일 관훈토론회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감세가 옳았는지 회의적이다.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날(20일) 오후에 개최된 ‘피케티 21세기 자본론, 어떻게 볼 것인가’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김 대표는 다시한번 지금까지의 감세정책에 대한 기조변화를 강조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은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율 보다 높아 자본가는 항상 더 높은 소득을 가지게 되어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됐다”며 “세금을 통해 불평등을 해결하자”는 내용)

김 대표는 토론회에서  "토마스 피케티의 주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피케티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증세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쳐 박근혜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내려온 12년동안의 감세정책으로 이익을 본 이는 결과적으로 극히 일부의 대재벌뿐.
그 피해는 중소기업과 국민의 몫으로 돌아왔다.

10여년동안 일부 대기업은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이익을 빨아들이며 국부(國富)의 대부분을 송두리째 자신의 이익으로 만들었다. 아이디어 좋은 중소기업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인수합병(M&A)했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미명아래 골목상권까지 닥치는 대로 침범해 들어왔다.

그 막대한 이익이 일부 대기업에 편중되는데도 그 이익에 대해 정부는 감세, 또 감세를 추진하며 그들의 곳간채우기를 도왔다.

김대중 정부시절 28~30%였던 법인세 최고구간이 노무현,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22%로 낮아졌다.
그동안 8%나 낮아진 법인세율(최고구간)로 대기업들은 지난 12년동안 70조~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초과이익을 챙겼다.

뿐만아니라 낮아진 법인세도 다 내지 않고 덤으로 공제 감면까지 받아갔다.

2012년 한해동안 신고 기준 전체 공제감면액은 9조5000억원으로 이 중 상위 10대 대기업이 3조9000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이 수치는 한 기업당 매년 평균 3900억원에 해당하며, 상위 10대 대기업이 전체 조세감면 혜택의 41%를, 상위 1000대 대기업으로 확대하면 감면혜택의 79%를 독차지했다.

대기업이 법인세 감세와 공제감면까지 받아가는 동안 세수결손은 담뱃세나 주류세, 유류세 등 간접세인상으로 메꿔지며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채워졌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들의 현금보유고는 300조원이 넘는 상상초월의 금액으로 늘어났다.
잘나가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수십만명의 근로자들은 평균임금 1억원의 돈잔치를 벌렸다.

하지만 2천만명에 달하는 중소기업근로자들의 급여는 거의 오르지 않고 청년들은 월급 150만원도 채 되지 않는 피폐해진 중소기업에 문을 두드리지 않고 백수로 남았다.
청년 실업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데도 중소기업은 일자리가 부족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일에 대한 희망이 사라졌다.

'세계 10대 경제강국'이란 허울은 민생경제에 어떤 도움도 되고 있지 못하다.

여당과 야당으로 천하대권(?)를 양분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결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니 그 책임을 물어야할 대상이다.

이러한 시점에 여당의 당대표인 김무성 의원의 반성어린 발언과 증세에 대한 언급은 그래서 눈에 띈다.

김 대표의 증세발언이 불씨가 되어 한국사회에서 희망의 불꽃이 타오르길 바라며 두가지를 짚고자 한다.

첫째, 증세(부유세)의 중심은 법인세 인상이 돼야 한다. 임직원의 급여를 다 주고도 남는 당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은 별도로 구간을 정해 30%까지 점차적으로 법인세를 높여야 한다.

증세랍시고 쪼그라든 중산층과 반쪽허리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 생각일랑 아예 접길 당부한다.

둘째, 증세를 통한 재원은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교육복지와 의료복지 향상이 중심이 돼야하고 견실한 중소기업의 대대적인 육성에 투자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여는 증세논의 과정에서 지금까지 감세로 혜택을 누려왔던 거대재벌과 그들의 녹을 먹는 경제연구소, 재벌의 지원을 받는 일부언론의 십자포화가 예상된다.

새누리당 김무성 당대표가 말한 증세가 난관을 헤치고 힘을 얻으려면 여야가 너나없이 한 데 뭉쳐야한다.

함께 가면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