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회장이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는 한마디로 위기의식을 느껴서다.

전반적인 국내외 경기가 어려운데다, 세월호 사건 등으로 KT의 이동통신사업과 비통신 분야의 매출대비 이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황 회장의 논조는 경쟁력을 키우자는 게다. 즉 이윤을 보장한 돈 되는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위한 일사분란 한 조직체계 구축으로 유휴인력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속내도 깔려있다.

특히 황회장이 ‘적극성과 근성’을 강조한 이유는 삼성과의 비교다.

삼성토양에서 자란 황 회장이 KT에 와서 절실하게 느낀 것이 바로  ‘1등주의’가 안 되고 있다는 깨달음이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삼성의 끈질긴 조직문화를 본받아 달라는 속내다. 즉 사업성이 보장되려면 철저한 ‘끈기’를 가져달라는 주문이다.

1등을 하기위해서는 발로 뛰는 모습, 현장을 챙기고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서 고객만족을 기하는 ‘전투력’이 약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KT의 고질병은 공기업 시절의 전근대적 사고가 아직도 뿌리박혀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평가위주의 실적 중심 인사체계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취약점이다. 바로 이점을 상기시킨 게 이번 황회장이 보낸 메시지의 숨겨진(?) 골격이다.

거대 공룡 KT의 향후 3년 후 미래를 내다 본 황 회장 입장에서는, 작금의 경영진단이 ‘빨간불’이라는 것을 간파 했을 것이다.

아직도 유휴인력이 넘치고 있는데다, 단위부서별 이익추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임을 직시했을 것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돈 되는 사업의 과감한 도전정신, 일사분란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조직문화가 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황회장 자신이 누구보다도 먼저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사적으로 위기의식을 고취하고 싶었던 게 황 회장의 메시지다.

올 한해를 가늠하는 4/4분기 막다른 골목에 접한 KT의 경영평가 진단은, 그리 좋지 않은 게 확연하다. 이런 점에서 내년에 KT는 ‘성장이냐, 추락이냐’ 둘 중에 분명한 결과가 갈라지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해서, 황 회장의 머릿속에는 ‘삼성 같은 KT’를 작금의 시점에서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