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청와대로 불러 “무엇보다 진상규명에 있어서 유족 여러분들이 여한(餘恨)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확실하게, 투명하게 다 밝혀야 된다, 그 점에 있어서 유족 대표 여러분들하고 한 번 다시 좋은 방안을 의논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3개월여에 걸처 여야간에 세월호 특별법이 논의 되고 협상과 재협상을 거쳐 여야합의안이 만들졌다.

하지만 국회에서 나름 진통을 거쳐 나온 합의안임에도 유가족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가족측의 반대 이유는 “여야합의안이 성역없는 진상규명에는 모자란다”는 이유이다.

이와 함께 처음부터 줄기차게 요구했던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입법권 침해라는 주장이 있지만 법학자들 사이에선 국가적 사태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적용이 가능하다 입장도 비등하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희생자 유가족에게 여한을 남기지 않는 세월호 특별법안은 무엇일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유족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유가족의 한도 달래지 못하는 여야의 미덥지(?) 못한 합의안도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상황에 대한 답을 도출해야 하는게 급선무다.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인한  민심의 동요을 이대로 방치하고 국회를 공전시킬 순 없기 때문이다.

여와 야, 유가족간에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인물로 박대통령 시선이 쏠리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유족대표와 다시한번 만나 좋은 방안을 의논드리겠다고 약속까지 했던 박대통령은 희생자 유가족의 면담과 도움요구에 “대통령이 나설일이 아니다”라며 말을 바꿨다.

최소한 박대통령의 지금 모습은 유가족에게 한을 남기는 몰인정한 행동이 되고 있다.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통치권자로서의 모습 또한 아니다.

얼마전  대통령은 규제개혁을 더디다며 “눈 딱 감고 화끈하게 풀라”고 주문했다.  지금이야말로 박 대통령이 ‘유가족의 여한(餘恨)’에 대해 화끈한 답을 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