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원내대표의 5개월은  혹독한 시련의 시간이었고 길고 긴(?) 여정이었다.

합리적이고 똑부러진 언행으로 유명한 박 원내대표는 여당과 부딪치면서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개혁적 인물로 평가됐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가 제1야당 사상 헌정 초유의 여성 원내사령탑에 선출된 것은 한마디로 ‘참신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예상과 달리 오래가지 못했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세월호법 제정과 관련해 여당과의 조율을 통해 나름대로 내놓은 합의안이 유가족과 당내 강경파의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며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참신(?)하게 내놓은 이상돈·안경환 비대위원장체제가 당내에서 비토를 맞으며 박 원내대표의 곤욕과 시련은 크라이막스에 달했다.

7.30재보선 참패에 이은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체제 붕괴로 비틀거리는 ‘새정치호’를 온몸으로 떠안으며 국가적 재난으로 야기된 세월호 정국을 돌파해 내기에는 아직은 그의 역량이 부족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7.30 재보선참패’ ‘김한길·안철수 체제의 붕괴’로 이어진 엄혹한 정국에서 어느 누가 이를 리드할 수 있었겠느냐를 생각하면 박영선 원내대표는 정국의 희생양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특히 위기에 처한 야당내에서 박영선 원내대표와 함께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기 위해 혼연일체하지 못한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1차 합의안에 대한 비판은 그렇다 하더라도 박 원내대표가 중진의 추인을 받아 내놓은 이상돈·안경환비대위원장 구상에 대한 당내 반발은 정도가 심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5개월의 단명으로 끝난 새정치민주연합의 ‘똑순이’ 박영선 원내대표 체제.

이 결과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의 정체성 확립’과 ‘리더십의 창출’을 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치부를 드러냈고 앞으로의 과제 또한 받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