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결산국회가 마무리되면서 여야 정치인들이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줄줄이 방미하고 있다.

'트럼프 열풍' '샌더스 돌풍' 등 미국 대선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정치 현상이 1년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선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과 한·미관계에 예측불허의 변화가 생겨날 수 있는 점도 의원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김세연 의원이 지난 17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참관차 출국했다.

전 세계 보수민주정당 연합체인 국제민주연합(IDU) 부의장 자격으로 17∼23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대를 참관하게 된 김 의원은 각종 IDU 세미나와 세션에도 참석하며 정당 간 교류 강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오는 24일 뉴욕을 경유해 귀국할 예정이다.

더민주도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치러질 미국 민주당 전대 배우기 열풍이 한창이다. 김부겸, 민병두, 강훈식 의원이 참관차 출국을 앞두고 있다.

더민주는 최근 양극화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내세우며 '수권정당'의 면모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의원들은 민주당 내 젊은 유권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샌더스 열풍'의 현주소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의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혀가는 과정을 현지에서 눈으로 확인하면서 내년 대선에 대비한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도 지난 17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유럽도 가고, 경우에 따라 미국 대선도 구경을 좀 해볼 생각이 있다"고 한 바 있다.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은 27일부터 28일까지 개인적으로 미국 민주당 전대가 치러질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를 찾는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 민주당이 '샌더스 현상', 한쪽으로는 '트럼프 현상' 등 엄청난 격동을 겪었는데 지지자들이 이를 어떻게 소화했는지 변화를 느껴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도 미국 차기 리더들의 리더십을 확인하고 한국에 어떻게 유리한 방법으로 갈등이 해결될 수 있을지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정책연구원장인 민병두 의원도 미국 민주당의 공식초청을 받아 25일부터 28일까지 필라델피아를 찾는다. 그는 미국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 지명 장면을 지켜보고 각 주에서 온 대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각종 토론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오바마 정부 8년을 하면서도 정권을 계속 재창출하는 동력을 얻어가는 미국 민주진영의 저력을 직접 경험하면서 힐러리의 중도와 샌더스의 진보가 끊임없이 정책연합을 통해 조율해 가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려고 한다"며 "한국 정치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도 한인유권자단체 초청으로 민주당 전대 등을 참관할 예정이다.

국민의당에선 미국 전대 참관을 계획 중인 의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철수 전 대표는 '더민주는 미국 전당대회를 보러 간다고 한다'는 질문에 "어떤 사람들은 올림픽 보러 우르르 가고. 국회를 열자니까, 참"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외국 방문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별로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