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 업계 화두 중 하나라면 소음제거 기술 도입이다. 단말 제조사로서는 개발 단가가 높아져 계산기를 조금 두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사 단말 성능을 과시할 수 있어 나쁘지 않고, 서비스 사업자로서는 자사 채널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 마냥 좋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LG전자와 협력해 알리바이폰을 출시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중으로 삼성전자 스카이 모토로라 등을 통해서도 소음제거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음제거 기술 관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퀄컴을 들 수 있다. 퀄컴은 올 하반기에 자사 소음제거 기술을 채용한 상용 휴대폰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퀄컴의 고대건 부장을 만나 동향을 들었다. 고대건 부장은 솔루션 가격과 기술적인 완성도 및 단말 업체들이 휴대폰에 구현하는 데 필요한 노고 등을 고려할 때 퀄컴 솔루션이 경쟁사를 압도할 만큼 최적일 것으로 확신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음제거 기술은 애초부터 휴대폰을 위해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가장 유망한 사용처가 컨퍼런스콜을 할 때 사용하는 단말기이다. 다수가 동시에 통화를 하기 때문에 소음을 제거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이다. 이 같은 곳에서 사용되던 기술이 휴대폰용으로 개선돼 서서히 업계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분위기이다.

퀄컴 소음제거 기술은 언제쯤 접할 수 있나.
고대건 부장 : 올 4분기 퀄컴 기술을 도입한 상용 휴대폰이 등장할 예정이다. 국내 2개 휴대폰 업체가 퀄컴 칩을 이용해 단말을 개발하고 있다.

▲ 퀄컴(QCT) 고대건 부장

국내 휴대폰 회사라고 한다면 모토로라도 포함시켜야 하나.
고대건 부장 : (잠시 생각)모토로라도 국내 휴대폰 업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대건 부장은 그러나 모토로라가 퀄컴칩으로 단말을 만들고 있는 2개 휴대폰 회사 중 한 곳이라는 답은 피했다)

휴대폰 업체들이 퀄컴 기술을 이용한다는 의미는.
고대건 부장 : 퀄컴의 소음제거 기술을 탑재한 MSM칩으로 휴대폰을 개발한다는 뜻이다. 내 주변의 소음을 제거해 상대에게 보다 또렷한 음성을 전달할 수 있는 이 기술을 퀄컴은 플루언스(FLUENCE) ‘듀얼마이크 노이즈 캔슬레이션’ 이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퀄컴의 MSM칩에 소프트웨어로 집적된다.

모든 퀄컴 베이스밴드 칩에 집적되나.
고대건 부장 : MSM6280/6290 등 하이엔드 칩셋 뿐 아니라 MSM6246 등 미들엔드 칩셋에도 들어간다. 따라서 MSM6000 시리즈 이상에는 이 기술이 기본으로 탑재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 로우엔드 통합 칩셋인 ‘QSC’에는 이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 기술을 사용할 때 라이선스를 맺어야 하나.
고대건 부장 : 그렇다. Qtv, CMX 등과 마찬가지로 별도 라이선스를 맺어야 한다.

경쟁사 일부 칩셋 가격을 보면 5달러이다. 부담스럽다. 퀄컴은?
고대건 부장 : 1달러 미만이다. 소프트웨어 방식을 채택해 퀄컴의 MSM칩에 집적시키기 때문이다. 퀄컴은 돈을 벌기 위해 이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을 선도한다는 차원이다. 이것이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않은 이유이다. MSM칩에 집적되므로 단말 제조업체들이 기술을 사용하기에도 좋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듯, 휴대폰의 모든 기술은 베이스밴드칩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로 기술을 구현했다는 것은 DSP에 포팅된다는 것인데, 전력 문제는.
고대건 부장 : 메인CPU의 DSP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용량이 적어 전력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측정됐다.

상대에게 내 목소리를 전달하는 외 상대 목소리를 내가 깨끗하게 전달받는 것도 중요하다.
고대건 부장 : 퀄컴은 노이즈 캔슬, 리시버 보이스 인핸스먼트, 윈드 노이즈 등 3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노이즈 캔슬은 내 주변 소음을 제거해 상대에게 내 목소리만 또렷하게 전달하는 기술이고, 리시버 보이스 인핸스먼트는 상대 주변의 소음을 제거해 내가 상대 목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 목소리를 들을 때 내 주변 환경이 나쁠 경우에도 상대 목소리를 보다 선명하게 듣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윈드 노이즈는 바람과 같이 방향이 자주 바뀌는 소음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3가지 기술을 묶어 퀄컴은 ‘플루언스’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크리스탈 스피치’로 불렀다. 노이즈 캔슬 기술은 퀄컴이 예전부터 갖고 있던 것이고, 리시버 보이스 및 윈드 노이즈는 ‘소프트맥스’를 인수하는 것으로 확보했다.

올 연말 상용화라는 것은 3가지 기술을 모두 말하는 것인지.
고대건 부장 : 그건 아니다. 노이즈 캔슬 기술이 들어간 MSM칩이 연말 상용화되고, 나머지 2개는 연말에 기술만 발표된다는 의미이다. 리시버 보이스 인핸시드 및 윈드 노이즈 제거 기술의 상용화는 내년 3분기 경이다. 그때 이 기술을 채용한 상용 휴대폰이 등장할 듯하다.

퀄컴 기술은 노이즈를 어느 수준까지 제거하나.
고대건 부장 : 25~30데시벨 수준이다. 30데시벨이 넘어가면 내 목소리까지 제거돼 상대에게 잘 안들릴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이 기술에 관심을 갖는 서비스 사업자라면.
고대건 부장 : 국내 SK텔레콤, 일본 NTT도코모는 이미 상용 휴대폰을 출시했다. 미국의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도 이 기술에 관심이 많다. 휴대폰으로 통화할 때 주변 환경이 별로 좋지 않은 인도 및 중국의 서비스 사업자도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SK텔레콤은 1차 모델인 알리바이폰에 오디언스 기술을 사용했다. 다양한 소음제거 기술 보유 업체들이 향후 SK텔레콤과 어떤 협력을 할 것 같은지.
고대건 부장 : 서비스 사업자 일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소문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퀄컴과 오디언스 솔루션을 우선 고려하는 것 같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SK텔레콤에 확인하는 게 좋을 듯하다.

이통사가 이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고대건 부장 : 2가지 이유로 크게 압축된다. 깨끗한 통화품질을 보장해주는 게 첫째 이유이다. 깨끗한 통화품질에 대해 고객들은 단말이 좋아서 그렇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어쨌든 고객 만족도가 높으면 서비스 사업자도 좋은 것이다. 다음으로 채널용량 증가이다. 노이즈가 제거된 채 사업자 통신망을 타고 목소리가 전달되기 때문에 채널에 부하가 걸리지 않는다. 노이즈가 있을 때와, 제거됐을 때 채널용량 차이는 최대 25%까지 난다. 다소 과격하게 말하면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으로 서비스 사업자는 가만히 앉아서 25%의 채널을 덤으로 확보할 수 있다.

예전에도 퀄컴은 노이즈 제거 기술을 갖고 있지 않았나.
고대건 부장 : 싱글 마이크 기반의 소음제거 기술을 갖고 있었다. 싱글 마이크는 한 개 마이크로 소음도 제거하고 목소리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15데시벨 성능밖에 내지 못했다.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업계 주장처럼 25~30데시벨은 나와야 효과가 있는데 다소 부족했던 것. 현재 발표되는 퀄컴을 비롯한 업계 기술은 듀얼 마이크에 기반한다.

듀얼 마이크 기반이라면 휴대폰을 디자인할 때, 마이크 위치도 중요할 것 같은데.
고대건 부장 : 마이크 위치에 따라 소음제거 만족도가 영향을 받는다. 가장 좋은 마이크 위치는 메인 마이크가 휴대폰 앞쪽에 있고, 서브 마이크가 메인 마이크 반대편인 휴대폰 뒤쪽에 있을 때이다. 바 타입, 폴더 타입, 슬라이드 타입 휴대폰에 따라 2개의 마이크 위치가 다를 수밖에 없고 마이크 위치에 따라 소음제거 만족도가 다르므로 퀄컴은 휴대폰업체가 단말을 디자인할 때 오디오 ‘튜닝툴’도 함께 제공한다.

소음제거 기술이 휴대폰 업계에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판단되나.
고대건 부장 : 보이스 품질을 논하는 데서 최종 기술로 판단된다. 그동안 휴대폰의 보이스 품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지만 소음제거 기술이 거의 최종적인 단계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