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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국 기자의 사람 사는 이야기(22)봄이옵니다, 플로리스트 윤경란
이용국 기자  |  yklee1@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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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4년 11월 20일 (목) 17:18:18
수정 : 2014년 11월 20일 (목) 18: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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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고속버스터미널 3층에 위치한 꽃시장. 이곳에서 ‘봄이 옵니다’의 대표이자 플로리스트인 윤경란 대표를 만났다. 지난 ‘Ham’s Flower 함규빈 대표’를 취재하러 갔을 때, 마침 그곳 일을 도와주러 온 것이 인연이 되었다.

레슨에 사용할 꽃을 고르는 모습이 마치 맛있는 요리를 위해 세심하게 재료를 고르는 요리사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에 대해 잘 모르는 기자의 눈에는 다 비슷해 보였지만, 윤 대표는 하나하나 만져보고 향기를 맡으며 신중하게 꽃을 골랐다. 꽃시장의 사장님들과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가격 흥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꽃시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물었다.

“어릴 적 유독 멋을 부리고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쓴 딸이라 어머니로부터 까칠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시중에 나온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죠.”

자연스럽게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윤 대표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전공과 상관없는 해운회사에 취직해서 회사 생활을 하게 된다. 무역업의 특성상 야근 또한 잦았다. 자신의 성향과 전혀 맞지 않는 일과 반복된 야근. 일에 지칠 때쯤 TV에서 우연히 플로리스트 이경옥 선생이 진행하는 ‘메이킹 플라워’를 보게 된 그녀는 ‘꽃’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회사 일로 바쁜 와중에도 퇴근하면 ‘담쟁이 꽃 플라워 레슨’이라는 곳에 들어가 취미반으로 꽃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처음 꽃을 배우던 첫 수업 시간에 너무 설레고 흥분되어 얼굴이 홍당무처럼 되었죠. 그런 저를 보고 선생님께서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지친 마음에 오아시스가 되어 준 꽃은 인생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5년간 다니던 회사를 정리한 후 ‘한국플라워디자인교육원’이라는 학원에 들어가 정식으로 꽃을 배워보려고 했지만 당장 수강료가 없던 그녀는 수강생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 어깨너머로 꽃을 배우기 시작했다. 밤늦게 일이 끝나면, 수강생들이 쓰고 남은 재료를 집으로 가져와 연습하기도 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배울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죠. 한국플라워디자인교육원 외에도 꽃과 관련된 일을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어요. 어떤 꽃가게에서는 꽃다발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며 일주일 만에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성신여대 평생교육원에서 플로리스트 과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꽃을 배우게 될 기회를 얻게 된 그녀는 본격적으로 꽃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등 기회가 되는대로 직접 찾아가서 꽃과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배웠다.

“꽃을 배우는 동안 정말 감사하게도 왕경란 선생님, 송성호 교수님 등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특히 유정곤 선생님께서는 꽃 디자인과 관련되어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이끌어주셨습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겠지만, 저는 꽃 작업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자연에서 들어온 싱싱한 꽃을 만지며 상상했던 작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할 때 큰 기쁨을 느낍니다. 꽃에는 자연이 주는 생명력에 의한 힘과 위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이 일을 해도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조금씩 주변에 ‘꽃 하는 언니’로 소문이 나기 시작한 그녀는 ‘더 플라워’라는 전문잡지에 매달 꽃 디자인 관련 연재를 하고, 오경아 가든 디자이너와 함께 ‘마을이 꽃이다’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던 그녀는 자신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봄이옵니다’. 브랜드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졌다.

“다른 디자인과 달리 꽃으로 하는 디자인은 자연의 생명력을 살리는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시들어 보이거나 부조화가 되면 죽어 보이기 때문이죠. 그저 아름답게만 만들기보다는 꽃의 생명력이 돋보이고, 느껴지는 디자인을 하자는 것이 저의 철학입니다. 그런 철학을 저의 작품에 담아 누군가의 삶에 희망과 봄의 생명력을 전해드리고 싶어 ‘봄이옵니다’를 만들었습니다. 쉽게 말해 꽃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요.”

‘봄이옵니다’는 서울시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올해 9월부터 청년창업센터에 입주해 있다. 그녀는 이곳을 기반으로 꽃과 관련된 상품을 개발하고 작품 전시와 책 출간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꽃 문화를 발굴해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이미 봄이 와 있었다. 앞서 그녀가 희망했던 것처럼 앞으로 그녀의 손을 통해 만들어질 작품들이 시린 겨울을 겪고 있는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봄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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